WINTV365
멧밭쥐를 위한 윔블던의 선물

물론 어딜 징그러운 쥐새끼를 들이미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긴 한데,
끽해봐야 5cm~8cm 정도의 크기에,
15g을 넘어가지 않는 몸무게이기에
조그매서 그럭저럭 귀엽다.
과일, 꽃가루, 꿀, 씨앗 등을 먹고 사는데,
가끔 식사 중인 모습이 포착되어
더욱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다.
알겠는가 여러분? 쥐 혐오가 아무리 본능이어도
사진빨을 좀 잘 받으면 장땡이다.
어쨌든, 이런 멧밭쥐는 사실
최근 들어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자신들이 살 수 있는 둥지를 만들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가 많아지면서
멧밭쥐의 조그마한 둥지는
휩쓸려 나가기 일상이다.
그럼 살 곳도 없고 새끼를 낳을 곳도 없으니
자연스레 번식에 문제를 겪게 되며,
2010년 영국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서
우선 보호종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농업이 기계화, 대량화됨에 따라
이미 영국에선 멧밭쥐에게 적합했던 서식지의 85%가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 잉글랜드 클럽은
매년 대회가 끝난 후 테니스공 일부를
영국 야생동물보호협회에 기부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55,000개의 테니스공을 기부했다.
써먹을 데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해마다 4억 개의 테니스공이 버려지는데
재활용 비율은 1% 남짓이라고 하니...
그래서 아까운 테니스공을 버리느니
멧밭쥐를 위한 인공 둥지가 되어주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땅으로부터 1m 높이(풀밭의 기둥, 나무, 울타리 등)에
테니스공을 매달아 놓으면,
포식자들은 쉽게 닿지 못하지만
균형감각이 좋은 멧밭쥐는 공까지 올라가
테니스공을 둥지로 삼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멧밭쥐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만들어진다.
물론 귀여운 사진들도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