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또다시 무너졌다…48개국 월드컵 체제 속에서도 본선 진출 실패

중국 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9차전에서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0-1로 패배하며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확대 체제로 바뀌면서 아시아에 무려 8.5장의 티켓이 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예선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중국은 2승 7패(승점 6)를 기록, 최하위로 떨어졌고 최종전과는 상관없이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인도네시아는 3승 3무 3패로 승점 9점을 확보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중국 축구에겐 이번 결과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2002 한일월드컵 이후 6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초라한 성적표…13차례 도전 중 단 1회 본선 진출

중국은 월드컵 도전 역사에서 단 한 차례인 2002 한일월드컵에서만 본선 무대를 밟은 바 있다. 나머지 12번의 도전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이번 북중미 대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 예선은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체제 하에서 조직적인 귀화 정책과 조기 소집 등 상당한 준비 과정을 거쳤음에도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절망적이었다.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중국은 슈팅 5개, 유효 슈팅 1개에 그쳤고, 전반 45분 불필요한 파울로 내준 페널티킥이 결국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후 중국은 수비 라인을 올려 공격을 시도했으나 인도네시아의 탄탄한 수비벽에 막혀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중국 축구의 민낯…투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기력

중국 축구는 수년간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해외 스타 감독과 선수들을 영입하며 ‘축구굴기’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조직력, 전술, 기초 체력 등 전반적인 수준 미달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축구 전문 매체들은 경기 이후 “국가적 수치”라며 비판했고, 일부 팬들은 “이럴 거면 더 이상 월드컵 도전은 의미가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내놓았다. 매 경기마다 전략 부재와 집중력 부족이 노출됐으며, 귀화 선수들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시아 상위권 국가들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일본, 한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안정적인 기량을 바탕으로 꾸준히 본선에 진출하는 반면, 중국은 여전히 예선에서 헤매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반란, 새로운 아시아 축구 질서 예고

반면 인도네시아는 이번 경기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다. 올레 로메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승리를 챙긴 인도네시아는 경기 전체 흐름을 주도하며 중국을 완벽히 압도했다. 슈팅 수 13개, 점유율도 큰 차이는 없었지만 실질적인 경기 운영과 효율성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자력 또는 타력에 의한 4차 예선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과거 동남아시아 축구의 약체로 평가받던 인도네시아가 전술적 완성도와 체력, 집중력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몰락은 단순히 한 국가의 탈락이 아닌 아시아 축구 지형도의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