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한국인, 마이너 폭격 중…'7월 OPS 0.917' ML 콜업, 꿈 아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배지환이 부상 회복 후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콜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최근 활약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인 배지환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빅토리 필드에서 열린 귀넷 스트라이퍼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맹활약으로 3-0 승리에 앞장섰다. 배지환의 타점은 결승점이 됐다.
배지환은 이번 달 현재까지 트리플A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이날 경기까지 7월에 치른 8경기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생산했다. 3루타는 이날 경기가 2개 쨰. 2루타도 1개가 있다. 7월 타율이 0.344, OPS는 0.917에 이른다.
이날 배지환이 공략에 성공한 귀넷 선발이 허스턴 월드렙이라는 점도 의미 있다. 월드렙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가 전체 1라운드 24번째로 지명한 만큼 주목하는 유망주로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배지환을 비롯한 인디애나폴리스 타자들을 상대했다.
배지환은 첫 타석부터 월드렙과 맞대결을 이겨 냈다. 볼 카운트 1-1에서 시속 92.3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2루수를 빠져나가지 못했지만, 빠른 발을 활용해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안타에서 끝나지 않았다. 배지환은 도루까지 성공해 월드렙과 귀넵 배터리를 괴롭혔다. 이번 시즌 12번째 도루다.
0-0으로 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월드렙을 상대로 3루타를 뽑아 냈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배지환은 시속 82.9마일 커브를 받아쳤다. 타구가 중견수 키를 넘어간 사이 3루 주자가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갔고, 배지환은 3루까지 도달했다. 타구 속도 102.2마일, 비거리 345피트가 기록됐다.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는 좌익수 토미 팜, 중견수 오닐 크루즈, 우익수 브라이언 레이놀드로 외야를 완성해 뒀다. 배지환은 빌리 쿡, 조슈아 팔라시오스, DJ 스튜어트, 닉 놀락, 잭 스윈스키 등과 예비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지난 시즌 부진에 구단이 마이너리그 옵션까지 갖고 있었던 탓에, 배지환이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은 희박했다. 그런데 배지환은 성적으로 자신을 향한 시선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81, OPS 1.017를 기록하면서 경쟁자 스윈스키와 함께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올라가는 기적을 만들었다.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두 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던 배지환은 지난 5월 10일 다시 빅리그로 돌아왔으나 대주자로 출전하는 등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주일 만에 트리플A로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바람에 보름 넘게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배지환은 포기하지 않았고, 부상 복귀 이후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1일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하루 뒤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더니 현지 시간으로 6월 마지막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로 6월 타율을 0.345로 마무리했다. 7월에도 3할 중반 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트리플A 타율이 0.288까지 올라갔다. 이대로라면 콜업 1순위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의 경쟁자인 스윈스키를 지난 9일 메이저리그로 콜업했다. 배지환과 함께 개막 로스터에 승선했던 스윈스키 역시 막상 메이저리그에선 1할 대 타율로 고전했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7월 6경기에서 홈런 2개, 타율 0.450으로 폭발하며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왔다.
백업 외야수로 부름받은 스윈스키의 성적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스윈스키는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경기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부진했다. 메이저리그에선 14타수 무안타로 고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