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첼시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마지막 날 '신스틸러'로 떠올랐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2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친 에이스 콜 파머를 앞세워 이강인이 뛰는 파리 생제르맹(PSG)을 3-0으로 완파했다.

피치 안에서 주인공은 파머였지만 피치 밖은 달랐다. 이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결승전을 끝까지 관전한 트럼프 대통령이 거대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 메달을 수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기 후 연단 근처에 도열한 두 팀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메달도 목에 걸어줬다.

다만 이강인 차례에서 작은 해프닝이 일었는데 누누 멘데스 뒤에서 악수를 기다리던 이강인을 못본 체 지나쳐 눈길을 모았다.

타이밍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이강인은 앞서 인판티노 회장에게 메달을 건네받은 상황이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선수에게 줄 메달을 전달받느라 이강인을 건너뛴 인상이 얼핏 보였다.

다만 일부 팬들은 '트럼프 너무 웃긴다' '당신은 나의 GOAT' '이강인이 트럼프 패싱을 통해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독재자를 은근히 디스하는 듯해 속이 시원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정점은 우승 세리머니 때였다.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가 우승컵을 부여받고 번쩍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준비할 때 트럼프는 끝까지 연단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이 내려가자 손짓해도 요지부동이었다. 제임스 역시 '여기 계속 계실 건가요?' 하는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봤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선수의 시간이어야 할 우승 세리머니에서 당당히 공간 한 켠을 점유해 이날의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누리꾼은 '술 취한 삼촌(drunk uncle) 같다' '(독재자인) 히틀러도 이렇게 재밌는 사람이었나요?' '트럼프는 큰 그림을 그린 거다. 비판은 사그라들어도 사진은 영원히 남을 테니' 식의 조롱성 댓글을 주렁주렁 달았다.